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으로 갈 생각은 줄어들어요. 2년에 한 번 정도 한국에 가는데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가족이 있긴 한데 공기도 너무 나쁘고 점점 머뭇거리게 돼요. 만나는 사람들도 직장,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우리 정말 행복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신기해해요. 그런 말을 TV 아닌 곳에서 듣기는 어려운 거죠. 프랑스에 와서 '드디어 아이를 가질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국회에서 일할 때도 시험관을 했는데 화장실에서 주사를 맞아야 했어요. 나의 모성성에 대해서 아무런 지원받지 못하는 근무 환경이었죠.
지도에서 집 근처 10km 기공소를 찾아보니 60곳이더라고요. 15곳은 이메일로 지원하고 45곳은 제가 직접 찾아갔어요. 제 소개가 담긴 이력서와 (지금까지 만든 작품이 있는) A4 23장짜리 포트폴리오를 들고 갔죠. 60곳 중에 2곳에서만 '안 된다'는 답장을 받았어요. 나머지는 전혀 연락이 없었고요. 일단 외국인이라 꺼렸고, 두 번째는 한국 학위는 인정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언어의 문제였어요. 단 한 곳도 안 되니까 그때는 너무 충격이 컸어요. 내가 독일에서 일할 수 있을까 좌절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