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양보해서 김XX의 방송 행위가 살인예비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문제는 고스란히 남는다. 이미 지난달 벌어진 '왁싱샵 살인사건'이 잘 보여주고 있다시피, 소위 '1인 미디어'가 생산하는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폭력은 쉽사리 전염되기 때문이다. 2016년 강남역에서 그렇게 큰 시위가 벌어졌지만, 2017년에는 역삼역 인근에서 혼자 일하는 여성이 살해당한다. 인터넷 방송을 하는 이들이 한 여성을 붙잡아 죽이겠다고 날뛰어도 고작 범칙금 5만원 처분을 받는다. 법 앞의 평등을 위한 여성들의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범행을 저지른 남성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갓XX(해당 여성 게임 유튜버의 닉네임)가 아니더라도 (찾아간 주소에서 나오는 사람이) 여자면 죽이겠다." 그러시겠지. 어느새 방점이 '막말'이 아닌 '여성'에 찍힌다. 그런 성질의 위협이 그렇게 쉽게 가능한 본질적인 이유는 대상이 단지 막말을 하여 널 기분 나쁘게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너보다 물리적으로 약자인 여성이기 때문이다. 남성은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어차피 잃을 거 없으니 널 죽이겠다." 아니, 잃을 게 없어도 절대 자기보다 강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그런 짓을 그렇게 쉽게 하지 못한다. 잃을 게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비열해서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