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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콤플렉스를 용서하라" 가수 핫펠트가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콤플렉스'를 대하는 멋진 태도

콤플렉스를 나만의 개성으로 만드는 방법!

가수 핫펠트.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나만의 콤플렉스는 매우 아프고, 남에게 보이지 않게 숨기려고 하죠. 하지만 ‘나만의 콤플렉스를 용서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콤플렉스가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니까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망원역 근처 소속사에서 만난 핫펠트는 4월에 선보인 싱글 앨범 <레프트>(LEFT)의 메시지를 이렇게 얘기했다. “콤플렉스는 틀림과 부족함이 아닌 다름이죠.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콤플렉스는 나만의 개성이 될 수도 있어요.”

앨범엔 핫펠트가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레프트’(Left), ‘에브리 러브’(Every Love), ‘파인’(FiNE), ‘템포’(Tempo) 등 4곡이 실렸다. 이들 노래 제목 첫 영어 철자를 따오면 싱글 앨범 제목(LEFT)이 된다.

앨범에 실린 노래는 유튜브에 선보였던 노래와 달라진 점이 있다. “유튜브에 공개했을 땐 정말 심플한 편곡이었다면 앨범을 만들 땐 바이올린, 비올라 같은 현악기 편곡을 얹어 좀 더 풍성한 사운드를 들으실 수 있도록 했어요.” 유튜브 공개 버전과 정식 음원을 비교하며 들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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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핫펠트 싱글 앨범 <레프트> 표지. ⓒ아메바컬쳐 제공

이들 노래는 서로 다른 콤플렉스를 얘기한다. “‘레프트’는 얼굴의 왼쪽면 이야기예요. 제가 얼굴 왼쪽면보다 오른쪽면이 더 좋아서 왼쪽면은 잘 안 보여주려고 했어요.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죠. 안 좋은 모습도 나 자신이고 충분히 사랑해줘야 하잖아요.” 가사는 영어로 돼 있다. 핫펠트가 직접 썼다.

‘에브리 러브’는 반복되는 사랑의 실패가 ‘나의 문제는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노래, ‘파인’은 살면서 만났던 사람을 생각하며 인간관계를 돌아보는 노래다. ‘템포’는 누구는 빠르지만 누군가는 느린, 사람마다 다른 심장 박동과 온도 차이를 다뤘다.

유튜브에 올린 앨범 디지털 플레이리스트에는 노래에 맞는 색을 입혔다. “‘레프트’는 우울한 감성의 노래여서 진한 남색, ‘에브리 러브’는 탁한 사랑의 노래여서 탁한 핑크색, ‘파인’은 시작을 상징하는 초록색, 마지막 ‘템포’는 밤의 감성을 표현해 자주색으로 했어요.”

핫펠트는 ‘텔 미’라는 노래로 국민 걸그룹이 된 원더걸스 출신이다. 당시엔 예은을 활동명으로 썼다. 2011년부터는 ‘진심 어린’(Heartfelt)을 변형한 핫펠트(HA:TFELT)라는 예명을 쓰고 있다.

그는 2008년 원더걸스의 두번째 싱글 앨범에 실린 노래 ‘세잉 아이 러브 유’를 직접 작사·작곡하며 프로듀싱 능력도 선보였다. 2세대 여자 아이돌 멤버 가운데 직접 노래를 작곡한 가수는 많지 않았을 때였다. “연습하다 보면 지루할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가사도 쓰고 멜로디도 만들곤 했죠. 그 노래는 눈 오는 날 기획사에서 연습하다, 눈 오는 게 좋아 우연히 만들게 됐어요. 박진영 피디가 좋아해주셔서 앨범에 실리게 됐죠.”

가수 핫펠트.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핫펠트는 ‘페미니스트’라고 당당하게 밝힌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건 옳은 가치잖아요. 페미니즘은 바로 그런 가치에서 출발하죠. 그래서 저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해요. 옳은 가치이니까요. 하지만 남자를 혐오하는 등 제가 하지 않은 행동이나 발언을 두고 페미니스트여서 그렇다고 하는 분위가 만들어지는 건 안타까워요.”

그는 지난해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 티에프(TF)의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법무부가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전문위원이 된 건 핫펠트가 처음이었다.

국내 미투 운동의 불씨를 지핀 서지현 당시 검사가 이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으면서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내 핫펠트를 위원으로 섭외했다. 그가 여성 아이돌의 성 상품화 논란과 여성혐오를 직접 경험한 전문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당시 핫펠트는 한 인터뷰에서 “페미니스트 아티스트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아티스트가 많이 늘어났을까? “여성 아티스트들이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사회에서 원하는 여성의 가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수 핫펠트.
가수 핫펠트. ⓒ아메바컬쳐 제공

그는 장애인의 날인 지난달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동권 보장’을 위해 출근길 지하철에서 벌인 시위를 두고 “장애를 갖지 않은 우리는 시위에 나서야만 하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알까”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실 저도 장애인 인권에 관심을 많이 갖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장애인 분들이 벌이는 시위를 두고 정치인이 저격하는 상황에 한 시민으로서 너무 화가 났어요. 정치인이 나서서 그분들을 비난하면서 혐오 발언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그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 분들이 불편하셔서 안타까웠지만, ‘이건 맞고, 저건 틀렸다’는 흑백 논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저는 장애인 분들이 왜 저렇게까지 시위를 할까를 놓고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았으면 했어요. 그런데 흑백 논리로 몰아가는 분위기는 좀 아니잖아요.”

핫펠트는 그 뒤 어떤 곳에 갈 때마다 가파른 경사와 작은 턱이 보이기 시작했고, 엘리베이터가 있는지를 찾아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말했다. “같이 살아가는 사회잖아요.”

앞으로 계획은 뭘까? “열심히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야죠. 코로나도 조금씩 풀리고 있으니까 공연도 준비하려고 해요.”

한겨레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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