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내 뿌리는 한국에 있다" '예술 후원자' BTS RM이 한국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방식에 대해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했다

"RM은 대중이 예술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미술관과 젊은 층 사이의 벽을 허물었다"

 

출처: 뉴스1/뉴욕타임스
출처: 뉴스1/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가 다시 한 번 BTS에 주목했다. 이번엔 케이팝 아티스트가 아닌 '예술 후원자' RM에 대해서였다.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보이밴드 슈퍼스타 RM이 새로운 역할을 도맡다: 예술 후원자(RM, Boy Band Superstar, Embraces New Role: Art Patron)'라는 제목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RM은 팬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미술 애호가였다. 지난 2020년 초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 공연을 위해 멤버들과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 섰던 RM은 지난해 말 다시 그랜드 센트럴을 찾았다. 다만, 이번엔 아티스트가 아닌 일반인 신분으로서의 방문이었다. 

그가 향했던 것은 '디아 비컨(Dia Beacon)', 뉴욕 허드슨 밸리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이자 미니멀리즘 예술의 '유토피아'였다. 디아 비컨에는 RM이 존경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인 온 카와라의 작품으로 가득찬 방 또한 마련되어 있다. 

광고

허프포스트코리아 오리지널 비디오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는 그의 행보를 좇아 미술관 투어를 하는 등, RM은 대중과 미술 사이의 거리를 한 층 가깝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PKM갤러리의 박경미 아트 딜러는 "RM은 대중이 예술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미술관과 젊은 층 사이의 벽을 허물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BTS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7천만 명이 넘으며, RM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3천7백만 명에 달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팔로어는 약 20만 명이다.) 지난 여름 스위스의 아트 바젤 박람회를 방문한 내용을 담은 그의 브이로그는 거의 6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출처: RM 인스타그램.
출처: RM 인스타그램.

이에 더해 지난 5월까지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회고전을 위해 권진규 작가의 테라코타 말 조각품을 대여해주는가 하면, 202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MMCA에 1억원을 기부하며 절판된 미술도서를 재발행할하여 도서관에 배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RM을 올해의 예술 후원자로 선정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윤범모 관장은 "글로벌 영향력이 높은 RM이 예술을 사랑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런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RM이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우연한 만남에 가까운 뜻밖의 기쁨"을 통해서였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찾은 미술관에서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2018년 콘서트 투어 도중 들린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마주한 모네와 쇠라의 작품은 그에게 스탕달 증후군(뛰어난 예술 작품을 접했을 때 그 충격과 감흥으로 일어나는 정신적·육체적 이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수많은 해외 투어를 돌고 나서 "내 뿌리는 한국에 있다"고 느꼈다는 그는 특히 6.25 전쟁, 군사 독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온 윗세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예술가들에 대해 RM은 "이 작품들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내가 더 나은 사람이자 어른이 되게끔 동기 부여를 해 준다"며 밝히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한 딜러들에 따르면 다른 아이돌들은 유명한 거장의 작품을 선호해왔다고 한다.)

특히 "피곤하거나 기분이 처질 때면 작품들과 대화를 한다"는 RM은 윤형근의 작품 앞으로 가 "윤 선생님, 다 괜찮아질 거예요, 그쵸?"라고 질문을 하기도 한다고. RM은 '단색화 거장' 윤형근 화백의 오랜 팬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어김없이 뉴욕타임스에게 윤형근의 비참했던 삶과 작품세계 (윤형근은 정치적인 이유로 4번이나 투옥되었으며, 그 중 한 번은 사형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에 대한 설명을 잊지 않았다. 한국의 예술을 사랑하는 RM 덕분에,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예술까지 세계의 주목을 받을 기회가 늘은 듯하다.

 

문혜준 기자 hyejoon.moon@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