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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고 사랑하는 여성 배우들이..." 박찬욱 감독과 '헤어질 결심' 공동 집필한 정서경 작가가 영화계의 현실을 비판했다

몇몇 영화는 헷갈릴 지경인....

정서경 작가 출처 : 유튜브 채널 '한국영화감독조합'

정서경 작가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시작으로 박찬욱 감독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총 다섯 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한 바 있다. 드라마는 2018년 tvN '마더'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tvN '작은 아씨들'을 집필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2022 벡델데이 행사에서 정서경 작가는 "충무로에 작가가 실종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서경 작가는 "영화계에 시나리오를 쓰고 데뷔한 작가들, 여러분들이 작가로서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드라마를 쓰고 있다"며 "충무로에 작가가 없어졌는데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여름, 추석을 맞아 개봉하고 있다. 이 영화의 극본을 쓴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감독이다. 이 영화들이 어딘가 비슷하다고 느낄 거다. 제1역할, 제2역할, 제3역할, 제4역할까지 남자배우다. 5번째, 6번째에서야 우리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성 배우들이 제가 보기에 민망한 장면을 연기하러 나온다"고 영화계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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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제작자에게 악의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힌 그는 "남자 감독이 여자 캐릭터를 쓰고 연출하는 게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안다. 감독에게 지지 않고 캐릭터를 이렇게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와 재능을 보이는 여성 작가가 있었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영화에서 성평등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 감독 모든 게 연결된 것"이라 설명했다. 

정서경 작가 출처 : 유튜브 채널 '한국영화감독조합'
정서경 작가 출처 : 유튜브 채널 '한국영화감독조합'

"여성 재현에 있어 영화보다 드라마가 한발 앞서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정서경 작가는 "여성 시청자가 봐주면 망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 시청자를 늘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성 시청자를 생각하면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게 돼 있다. 영화 관객을 한 사람으로 생각하면 아마 40대 남성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본인은 여성이기에 여성 이야기에 이유 없이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살아온 삶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가장 편한 관점"이라며 "캐릭터를 쓸 때 박찬욱 감독님은 주로 여성을 더 멋지게 그리고 싶어 하지만 반면 저는 여성 캐릭터의 부족함, 결함을 드러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미디어에서 재현된 여성 캐릭터의 특징을 '남성이 사랑할 수 있는 이상적인 여성상'이라 꼽으며 "여성들은 안다. 우리 자신은 아름답고 착하고 경이롭고 선량한 존재가 아니다. 저는 여성으로서 여성 캐릭터를 그릴 때, 결함과 부족함이 드러나 있는 상태로 사랑받기를 바란다.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캐릭터가 성장할 수 있다. 올바른 선택, 완전한 선택을 하는 캐릭터의 이야기는 시작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황남경 기자: namkyung.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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