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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 동안 30마리 이상의 개를 키워온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또 다른 가족은 웰시코기다

‘애호’를 넘어서 동물복지법안 마련에 힘을 보탰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일생 동안 30마리 이상의 개를 키울 정도로 개를 사랑했다.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 개막 영상에 반려견인 웰시코기 ‘윌로’가 등장해 화제였다. 출처: 런던올림픽 영상 갈무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일생 동안 30마리 이상의 개를 키울 정도로 개를 사랑했다.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 개막 영상에 반려견인 웰시코기 ‘윌로’가 등장해 화제였다. 출처: 런던올림픽 영상 갈무리

“코기는 나의 가족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하며 그의 동물 사랑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특히 어려서부터 키워온 웰시코기를 비롯한 반려견들을 사랑했는데 일생 동안 30마리 이상의 개를 키우며 다양한 행사에 개들을 대동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9일 여왕이 세상을 떠나자 외신들도 이러한 엘리자베스 2세와 그의 반려견인 웰시코기종,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요란하게 움직이는 카펫, 여왕에 대한 충성심을 테스트하다’란 기사로 여왕과 웰시코기에 대한 오랜 관계를 소개했다. 여왕이 공식 석상이나 사적인 장소에도 어디든 반려견들을 데리고 다닌 것을 재치있게 빗대어 ‘움직이는 왕실 카펫’이라 표현한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가 처음 웰시코기를 키우게 된 것은 그가 18살이 되던 해 아버지인 조지 6세에게 ‘수전’이라는 개를 선물 받으면서부터다. 심지어 수전은 여왕의 신혼여행에도 함께 했다. 엘리자베스 2세가 남편 필립 공(에든버러 공작)과 햄프셔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마차를 타고 런던 시내를 통과할 때 수전은 마차 바닥에 놓인 여행용 러그에 숨어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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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아버지 조지 6세가 키우던 코기 ‘두키’와 함께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출처: 아메리칸켄넬클럽 제공
1930년대 아버지 조지 6세가 키우던 코기 ‘두키’와 함께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출처: 아메리칸켄넬클럽 제공

수전은 이후 영국 왕실에 수많은 자손을 남기게 됐는데, 이 개들은 ‘로열 코기’라 불리며 위키피디아 페이지가 생길 정도로 사랑 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 때는 영화 ‘007시리즈’의 주연 배우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버킹엄 궁전에서 여왕을 의전하는 장면에 수전의 후손인 ‘윌로’가 등장하기도 했다.

여왕의 동물 사랑이 비단 ‘애호’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여왕이 떠나자 국제적인 동물단체들은 차례로 조의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들은 주로 여왕 재임 시기의 업적으로 동물을 지각있는 존재로 규정한 영국 정부의 새 동물복지법 제정을 꼽았다. 여왕이 직접적으로 법 제정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2021년 의회 연설을 통해 여왕은 가장 선결해야 할 국정 과제의 하나로 ‘최고 수준의 동물복지법’을 요구하며 살아있는 가축의 이송 등을 금지하는 동물복지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2016년 영국 잡지 '베니티페어' 표지에 등장한 엘리자베스 2세와 반려견들(왼쪽). 조지 6세가 선물한 코기 ’수전’과 함께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출처: 영국왕실 트위터 제공(@theroyalfamily)
2016년 영국 잡지 '베니티페어' 표지에 등장한 엘리자베스 2세와 반려견들(왼쪽). 조지 6세가 선물한 코기 ’수전’과 함께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출처: 영국왕실 트위터 제공(@theroyalfamily)

국제동물권단체 페타(PETA)는 9일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의 주권자로서 70년 동안 모피 농장, 야생동물 이동 서커스, 사냥개 동반 사냥 등을 금지하는 등의 법안에 왕실 승인을 허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왕실 근위병 모자의 곰 가죽을 21세기에 맞춰 인조 가죽으로 교체했다”고 전했다.

세계동물보호협회(WAP)도 깊은 조의를 표하며 “열렬한 승마 애호가이자 여러 반려견을 사랑한 여왕은 동물자선단체의 왕실 후원자였고, 2021년 제정된 새 동물복지법안을 포함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동물복지 법안들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키웠던 반려견 4마리는 버킹엄궁을 떠나 여왕의 차남 앤드류 왕자와 그의 전 부인 세라 퍼거슨 전 왕자비가 돌보게 될 전망이다.

한겨레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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