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연이 전해졌다.
올해로 결혼 50주년을 맞이한 영국의 짐과 마거렛 커플에겐 운명을 믿기 충분한 일이 일어났다. 두 번의 운명 같은 우연이 반복되며 부부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BBC에 따르면 1952년 레넉스타운에서 이틀 간격으로 태어난 두 사람은 간호사의 실수로 뒤바뀌게 되었다. 두 사람의 모친이 '마거렛'(사연의 주인공 또한 같은 이름 사용한다)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져서 생긴 해프닝이었다. 당시 신상아의 손목에 팔찌를 두르는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었던 탓에 생긴 실수였지만, 다행히 두 사람의 엄마가 뒤바뀐 아이들을 알아보고 몇 분 뒤 아기들은 원래의 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이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두 사람은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인연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았다. 18살이 된 해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다시 한번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마거렛의 친구 패트와 짐의 친구 데이비드의 결혼식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눴고, 이내 사랑에 빠졌다. 짐은 당시를 회상하며 "마거렛이 내 데이트 신청을 승낙했을 땐 매우 기뻤다"라고 밝혔다.

교제한 지 두 달가량 됐던 시점, 짐의 어머니는 짐과 마거렛의 생일이 비슷하고, 마거렛 아버지의 직업이 경찰이라는 점을 듣고는 병원에서 뒤바뀌었던 두 사람의 일화를 기억해내며, 마거렛이 그때 병원에서 뒤바뀌었던 아이가 아니었을까 추측했다. 그리고 그 추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은 후 다시 한번 재회한 두 사람의 어머니는 백만분의 일 확률이나 다름없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축하했다. 짐과 마거렛은 이후 1972년 결혼해 2022년인 올해 9월, 결혼 50주년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두 명의 아들을 낳고 손주까지 본 상태다.
마거렛은 이런 우연이 없었다면 짐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히며 "짐은 내가 평소 만나던 남자들과 달랐다. 짐은 매우 긴 머리를 하고 있었지만, 착하고, 사려 깊고 매우 달랐다"라고 회상했다.
벌써 결혼 50주년을 맞이한 이 커플의 비결은 무엇일까? 마거렛은 "그저 서로 잘 지내면서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팁을 전했다. 이에 짐은 "알다시피, 우리 모두 기복이 있지만 감정이 식는 것의 좋은 점은 다시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문혜준 기자 hyejoon.moo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