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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야식 먹고 잔 다음 날 더 배고픈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란 사실이 밝혀졌고, 그 위험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전분과 짠 음식, 고기를 먹고 싶어 했다"

윤두준과 서현진 출처 : tvN/Getty
윤두준과 서현진 출처 : tvN/Getty

“아침 식사는 왕처럼, 저녁 식사는 거지처럼.”

인구에 회자되는 건강한 식사 습관에 대한 조언이다. 늦은 저녁 식사 또는 야식이 비만 위험을 높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됐다. 비만은 당뇨와 심혈관질환, 암 위험을 높이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에선 치명률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6억5천만명의 성인을 괴롭히는 질환이 비만이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식사 후 2시간 이내에 잠자리에 들면 비만 위험이 5배 높다. 고칼로리 저녁식사는 고칼로리 아침식사보다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높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인체 대사 메카니즘의 어떤 변화가 비만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규명 작업은 미흡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출처 : Getty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출처 : Getty

미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연구진이 야식이 비만 위험을 높이는 3가지 요인, 즉 식욕과 칼로리 소비 속도, 그리고 지방조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살펴본 결과를 지난 4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발표했다. 야식을 할 때와 규칙적인 식사를 할 때 에너지 소비와 식욕, 지방조직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 실험한 결과다.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가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16명을 실험참가자로 모집했다. 연구진은 오로지 식사시간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들의 운동이나 수면, 햇빛 노출은 일정하게 통제했다. 또 실험 2~3주 전부터는 같은 시간에 취침과 기상을 하고, 3일 전부터는 똑같은 시간에 식사를 하도록 했다.

실험은 두 그룹으로 나눠 6일간 실시했다. 첫 2일은 적응기간으로 삼았다. 기상 시간은 오전 8시, 식사 간격은 4시간10분으로 통일했다.

정규 식사 그룹에는 세끼를 기상 후 1시간 뒤(오전 9시), 5시간10분 뒤(오후 1시10분), 9시간20분 뒤(오후 5시20분)에 제공했다. 늦은 식사 그룹에는 기상 후 5시간10분 뒤(오후 1시10분), 9시간20분 뒤(오후 5시20분), 13시간 30분 뒤(오후 9시30분)에 세끼 식사를 제공했다. 식사시간은 20~30분을 주었다. 참가자들은 매일 공복감, 포만감 등을 기록하고 연구진은 이들의 혈액과 지방조직을 채취해 분석했다. 두 그룹은 1차 실험이 끝나고 3~12주 뒤 식사 일정을 서로 바꿔 다시 한 번 실험을 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출처 : Getty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출처 : Getty

전분과 짠 음식, 고기 많이 찾아

실험 결과 두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우선 야식 그룹에서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 수치가 달라졌다. 특히 포만감을 관장하는 렙틴 수치가 줄면서 낮 시간 동안 더 허기(배고픔)를 느꼈다. 연구진은 야식 그룹이 낮에 배고픔을 느끼는 확률이 두배 더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뿐 아니라 야식 그룹은 자신이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특히 전분과 짠 음식, 고기를 먹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야식 그룹은 또 정규 식사 그룹보다 낮시간 동안 칼로리 연소량이 적었다. 이는 심부온도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했다.

셋째로 몸에 지방을 저장하는 방식을 평가한 결과 두 그룹 사이에 지방 분해와 저장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서로 달랐다. 야식 그룹에선 지질 분해를 책임지는 유전자가 억제되고 지질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됐다.

논문 제1저자인 니나 부요비치는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다른 모든 것이 일정할 경우 식사 시간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며 “야식이 허기와 칼로리 연소, 지방 저장 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한다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남성 위주로 진행됐다. 여성은 5명뿐이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을 모집해 일반화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윤두준 출처 : tvN
윤두준 출처 : tvN

아침 많이 먹으면 식욕 억제 효과

그러나 업무 특성상 야식을 피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럴 경우엔 어떤 대처 방법이 있을까? 이에 대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연구 논문 2편도 같은 날 같은 학술지에 발표됐다.

하나는 미 소크생물학연구소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진의 논문이다. 연구진은 24시간 교대근무로 인해 야근이 잦은 소방관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하루 첫끼에서 마지막 끼니까지의 시간 간격을 10시간 이내로 제한하면 혈압 감소 등 건강 관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10시간 그룹 참가자는 오전 8~9시와 오후 6~7시 사이에 식사를 했다.

또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주짜리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하면 하루 내내 공복감이 덜해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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