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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길어져 폐업까지 고려해야만 했지만, 이제 다시 게스트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나의 에어비앤비"

  • 비비
  • 입력 2022.10.11 18:46
  • 수정 2022.11.03 18:37

에어비앤비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내 나이 55세에 시작했는데 이제 67세가 되었으니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나의 직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만 하다. 그 동안 에어비앤비는 글로벌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였고 나도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을 한다. 즐거운 일, 신나는 일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에어비앤비가 없었다면 내 후반 인생은 참으로 초라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컴퓨터 지진아에서 디지털에이징으로 성장했고, 영어로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졌으며, 내 주변에 국한되어 있던 관심사가 전 세계로 확장되고 세계 곳곳에 있는 친구들과의 소통은 에어비앤비가 아니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다가 노후 생활비까지 해결되었으니 에어비앤비가 나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만하다.

첫 게스트를 맞아 흥분했던 순간과, 게스트들과 동네 삼겹살집에서 영어로 수다떨며 저녁을 보내던 일, K-pop 에 진심인 어린 게스트들과 어울려 공연장에 갔던 일, 때로는 손님들과 같이 여행도 하며 내 인생도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나는 나이가 좀 있고, 여행객들은 젊다보니 엄마 마음 같은 시선으로 손님들을 바라보게 된다. 다 내 아들 같고, 딸 같다. 좀 정신없이 늘어놓아도 “애들이 다 그렇지 뭐” 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홍콩에서 온 젊은 아가씨는 나의 딸과 나이가 같았다. 그래서인지 이 아가씨는 이 곳을 서울에 있는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고 허물없이 지낼 뿐더러 수시로 방문하며 친구들을 데려와서는 서울에 있는 자기 집이라고 소개를 해준다. 여기 저기 같이 다니기도 하고 내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시집 간 나의 딸 자리를 대신해준다. 사실 자녀가 출가하고 나면 빈둥지 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는데 난 딸이 결혼하기 전에 쓰던 방을 게스트에게 내어줌으로써 이런 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시집 간 딸이 쓰던 방은 이제 딸 같은 게스트가 머무는 공간이 되었다. 방에는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을 걸어 두었다.
시집 간 딸이 쓰던 방은 이제 딸 같은 게스트가 머무는 공간이 되었다. 방에는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을 걸어 두었다.

비슷한 연배의 게스트가 오면 서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주고 받으며 관계가 더 짙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나라와 문화가 달라도 사람 사는 거는 어디나 비슷하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한 번은 나이가 나랑 비슷한 일본 여자가 왔는데 영어가 거의 안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런 건 문제가 안되었다. 끊임없이 내게 일본말로 얘기를 했고 나는 그냥 그 말을 따라하며 웃고 또 웃었다. 번역기를 돌리면 그게 우스워서 또 웃었고 둘이 손뼉치며 웃어댔던 즐거운 추억이 남아있다. 그런가 하면 내가 파리를 방문했을 때 서울에서 맞이했던 게스트의 도움을 받았던 적도 있다. 2015년 파리 테러가 일어났을 때 그 근처에 머물고 있었는데 정말 무서웠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파리 근교에 살고 있는 나의 게스트의 도움을 받아 나머지 여행 일정을 무사히 보냈다.

게스트들과 마치 가족처럼 대화를 나누는 거실.
게스트들과 마치 가족처럼 대화를 나누는 거실.
봄철 우리 아파트 정원 풍경. 벚꽃이 아름답게 핀 이 길을 다시 게스트들과 함께 거닐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봄철 우리 아파트 정원 풍경. 벚꽃이 아름답게 핀 이 길을 다시 게스트들과 함께 거닐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수시로 즐거운 문화 충격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에어비앤비가 마련했던 호스트 밋업은 정말 좋았다. 같은 호스트들과의 공감을 나누는 대화도 즐거웠지만 세심하게 꾸며진 아름다운 공간에서 간단한 음식과 음료로 서서 대화하는 방식의 미국식 파티 문화를 경험하는 것도 한국의 할머니로서 평생 누려볼 수 없는 신나는 일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은 멈췄고, 호스트도 어쩔 수 없이 휴업을 고려해야만 했지만, 여름 이후부터 슬슬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젠 성업 중이다. 기다린 보람이 있는 거 같다. 다시 게스트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지낼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비비,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 비비님은 에어비앤비가 국내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2011년부터 호스팅을 시작했다. 딸이 결혼하고 난 뒤 비게 된 방을 보며 허전하다고 생각할 때, 마침 인터넷에서 에어비앤비 창업자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된 것이 계기였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기본적인 생활비 뿐만 아니라 삶의 즐거움을 얻었다는 점에서 에어비앤비를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해당 페이지는 에어비앤비가 직접 편집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필자에게는 원고료가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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