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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휴지통까지 재사용하겠다"던 대통령실이 용산 이전 5개월 만에 보인 '언행불일치'는 사치도 이런 사치가 없다(ft. 10억 원)

'기존 청와대에서 사용하던 자산취득물품 재배치 현황 자료' 요구에 "기관의 특수성 및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못한다"며 거절한 비서실.

출처: 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출처: 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휴지통까지 청와대 물품을 재활용하겠다"던 대통령실이 기존 언행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과거 청와대에서 쓰던 제품을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새로운 집기류를 구입하는데만 10억 원 이상의 세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와 비서실이 2022년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구입한 집기는 총 15억 5135만 원이다. 그중 5월 이후 구입한 집기는 10억 5165만 원으로, 이는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건물로 대통령실을 이전한 후의 기간이다. 

구매한 물품으로는 침대 52개, 매트리스 4개, 텔레비전 55대, 텔레비전 거치대 7대와 데스크톱 컴퓨터 13대 외에도 대형 냉장고, 진공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이 포함됐다. 사무용품으로는 이동형 파일 서랍, 회의용 탁자, 접이식 의자, 작업용 의자 등이 있었으며, 보안용 카메라, 영상 감지장치, 엑스레이 화물 검색기, 도청 방지기 등 경호·보안을 위한 장비 또한 있었다. 이에 보안정책에 따라 비공개로 구입한 물품까지 더한다면 실제로 쓰인 총비용은 10억 원보다 많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며 "이전 비용은 국민 세금이니 최소화해서 하라"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 또한 "청와대에서 쓰던 집기류를 전부 용산 대통령실로 옮기고 있다"면서 "탁자·의자·컴퓨터·파쇄기·냉장고·옷걸이에 심지어 휴지통까지 옮길 수 있는 것은 다 옮기고 있다"라고 전했지만, 불과 5개월 만에 앞뒤가 달라도 전혀 다른 대통령실의 만행이 드러나고 말았다.

청와대. 출처: 뉴스1.
청와대. 출처: 뉴스1.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용 연한이 지난 것도 쓸 수 있으면 계속 쓰려고 한다"며 "예산을 최소화하지 않고 책정했다면 이전과 공사 속도도 더 빠르고 대통령실을 훨씬 좋은 환경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예산 최소화'를 강조한 바 있다. "예산 절감이 목적"이라던 대통령실이지만, 지금까지 집기를 새로 사들이면서 청와대에서 가져와 재활용한 물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은 대통령 비서실에 '기존에 청와대에서 사용하던 자산취득물품 재배치 현황 자료'를 요구했지만, 비서실은 "대통령을 근접거리에서 보좌하고 국가기밀, 보안, 중요정책 결정 등을 다루는 기관의 특수성 및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못한다"는 답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물품들을 최대한 그대로 사용하면서 예산을 절감하겠다던 윤 대통령의 의지는 어디 갔냐"는 전용기 의원의 지적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집기류 중 상당수는 양산 사저 등 전임 대통령의 경호시설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올해 대통령실의 집기류 구매액은 전 정부 지난 5년 연평균 집기류 구매액에 훨씬 못 미친다. 윤 정부는 기존 물품 중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대한 기존 물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 또한 덧붙이면서도 재활용한 품목에 대한 명확한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문혜준 기자 hyejoon.moo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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