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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안 보이는데 세계적인 요리 대회 우승" 시각장애인 여성이 끝까지 요리를 포기하지 않은 비결과 열정 (영상)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요리를 계속 한 이유.

앞을 거의 보지 못하는데도 유명 요리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승을 하고 글로벌 스타 셰프 고든 램지에게도 인정받은 여성 셰프가 있다. 

크리스틴 하는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20세 때 갑자기 시력에 문제가 생긴 사실을 깨달았다. 2년 후, 다리의 저림이 시작됐다. 

처음 의사들은 그가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치료법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크리스틴 하의 증상은 계속 악화됐고 4년 후인 2003년에서야 '시신경척수염 옵티카 스펙트럼 장애(NMOSD)'라고 불리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동안 크리스틴 하는 천천히 대부분의 시력을 잃었다. 시각장애에도 스펙트럼이 있다. 시력이 아예 안 보이는 사람도 있고, 일부만 형태는 보이는 등, 그 정도는 개인마다 다 다르다. 엔터테인먼트위클리를 통해 크리스틴은 "나는 세상을 모든 게 항상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서 흐릿한 모양과 그림자만 보이는 안개 낀 욕실 거울 같은 상태로 본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하 / ⓒCOURTESY OF HORIZON THERAPEUTICS
크리스틴 하 / ⓒCOURTESY OF HORIZON THERAPEUTICS

크리스틴은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요리를 계속 한 이유를 휴스톤이터를 통해 이렇게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많은 베트남 요리를 먹으며 성장했다. 엄마는 항상 맛있는 베트남 요리를 해주고 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14살 때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며 그런 요리를 마음껏 먹기 힘들어졌다. 20세 때부터 엄마의 베트남 요리가 너무 그리워서 요리를 시작했다." 물론 시력을 잃어가면서 요리를 계속 배우고 해 나가는 건 당연히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포기하기에는 크리스틴은 요리하는 걸 너무 좋아했다. "시력을 잃어가며 외롭고 혼자가 된 기분이었다. 요리를 할 때도 시력보다 다른 감각에 의지해야 했다. 촉감, 청각, 미각에 의지해 요리를 해나갔다."

크리스틴 하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요리 / 출처: 크리스틴 하 인스타그램
크리스틴 하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요리 / ⓒ크리스틴 하 인스타그램

그리고 2012년, 셰프 고든 램지가 심사를 맡은 '마스터셰프 시즌 3' 요리 오디션 프로그램의 오디션을 봤다. 크리스틴 하는 처음에는 그저 이야기거리를 만들기 위해 반쯤은 재미로 출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요리는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우승까지 했다. 크리스틴은 많은 요리를 '엄마의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크리스틴은 모든 사람들에게 정기적으로 시력 검사를 받으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상황이 어떻든 꿈에 도전하라고 말한다. 피플에 따르면 그는 "만약 처음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았다면 시력을 이 정도로 잃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정확한 진단을 빨리 받을수록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라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희귀 질환을 앓으며 어떤 일을 겪든, 항상 적응하고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 혼자서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길 바란다." 크리스틴의 말이다. 

크리스틴은 시력을 잃었지만 요리에 도전했고, 대학원에서 창작 글쓰기를 전공했다. 마스터셰프 우승 후 그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두 개의 베트남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유색인종 여성이자 장애인인 내가 남성 중심인 요식업에서 성공하고 자리 잡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능력을 증명했고 가능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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