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들 얼마나 아팠니" 이태원 참사의 미국인 희생자 아빠는 이번 참사의 책임이 한국 경찰과 정부에 있다고 믿는다

친구들과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참사를 당했다. 

29일,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중에는 외국인도 많았다. 그중에는 미국인 스티븐 블레시(20)도 있다. 스티븐은 미국의 대학생으로 한국에서 한 학기 교환 학생으로 온 상황이었다. 

스티븐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스티븐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스티븐은 평소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제주도로 여행도 다녀오는 등 한국 생활을 즐기며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자주 소식을 전했다. 스티븐은 이제 막 중간고사를 끝내고 친구들과 이태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문한 것이었다. 이태원 방문 전, 스티븐은 가족들에게 "시험도 끝났으니 이번 주말 친구들과 놀러 갈 거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상황이었다. 

그의 아버지 스티브와 어머니 마리아는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던 당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때, 피플에 따르면 그는 갑자기 스티븐의 삼촌인 남동생으로부터 한국의 이태원에서 참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스티브는 즉시 아들에게 평소 연락하던 앱을 통해 연락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 

걱정이 된 스티브는 트위터를 통해 아들의 사진과 함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아들이 숨졌다는 소식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전까지 스티브는 2시간 30분 이상 아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때 한 경찰이 스티븐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스티브의 연락을 받았다. 이후 주한 미국 대사관 관계자가 가족에게 비극적인 소식을 전했다.

스티븐과 그의 어머니 마리아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스티븐과 그의 어머니 마리아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아들이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 차라리 아들 대신 내가 숨질 수만 있었다면 100번이라도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더 이상 아들을 마지막으로 안아볼 수도 없고, 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스티븐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며 "아들이 숨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 1억 번을 동시에 무엇인가로부터 찔린 느낌이었다. 세계가 무너지는 기분이면서도 동시에 무감각했다"고 말했다. 

스티브는 아들이 항상 유학을 가고 싶어 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이상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들의 유학을 말렸지만, 아들의 강한 의지를 보고 마음을 바꾸어 한국으로 떠나는 것을 허락했다. 

​스티븐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스티븐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아들이 떠나기 직전 스티브는 "항상 조심해라. 스티븐, 한국에 가면 내가 널 보호할 수 없어. 널 돕기 위해 빨리 갈 수 없단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티븐은 모험심이 강했으며, 이 세상에서 원하는 그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미래가 밝은 아이였다."

아들 스티븐과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아들 스티븐과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 ⓒCourtesy of Steve Blesi

그는 한국 경찰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대체 왜 군중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는가. 엄청난 분노를 느낀다. 어째서 큰 비극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가"라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스티브는 이번 일이 명백히 한국 정부와 경찰의 잘못이라고 믿는다. 

8월 공항에서 한국으로 떠나는 스티븐의 모습 ⓒCourtesy of Steve Blesi
8월 공항에서 한국으로 떠나는 스티븐의 모습 ⓒCourtesy of Steve Blesi

"경찰은 통제가 안 될 정도로 군중이 그렇게 많아지기까지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됐다. SNS에서 정치인들은 애도를 표하고 슬퍼하지만 결국 보여주기식에만 그치곤 한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